25세 남자 환자가 타과에서 황달로 의뢰되었다. 환자는 내원 5년 전 궤양성 대장염을 진단받고 mesalazine 하루 4 g 복용 중이었다. 음주력은 없으며, 166 cm, 50 kg으로 체질량지수는 18.1 kg/m2였다. 수개월 전부터 눈이 노래지는 증상과 함께 가려움증을 호소하였다. 실험실 검사 결과, 총빌리루빈 5.0 mg/dL, 직접빌리루빈 4.1 mg/dL, 아스파트산아미노기전달효소 62 IU/L, 알라닌아미노기전달효소 15 IU/L, 알칼리성인산염분해효소 1,939 IU/L, 감마글루타밀전달효소 396 IU/L, 알부민 4.2 g/dL, B형간염표면항원 음성, B형간염표면항체 양성, 항C형간 염바이러스항체 음성, 항핵항체 약양성(1:40), 항사립체항체 음성으로 확인되었다. 이전 실험실 검사 결과, 알칼리성인산염분해효소는 6개월 이상 600 IU/L보다 높게 측정되었다. 상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양측 간내 담관이 약 3 mm 정도로 경도 확장되었고, 총담관벽의 비후 소견과 함께(Fig. 1A), 경계가 불분명한 7 cm가량의 넓은 다발성 고에코 병변이 간 4번 구획에서 확인되었으며(Fig. 1B), 도플러 초음파에서 병변 내부 혈관 주행은 정상적이었다(Fig. 1C). 폐쇄성 황달을 시사하는 실험실 검사 결과와 초음파상의 간내 병변을 확인 후, 악성종양을 감별하기 위해 시행한 추가 실험실 검사 결과는 알파태아단백질 1.45 ng/mL, 탄수화물 항원 19-9 (carbohydrate antigen 19-9) 10 U/mL, 암배아항원(carcinoembryonic antigen) 1.5 ng/mL로 확인되었다. 또한 자기공명담관이자조영술을 시행하였으며, 뚜렷한 폐색 양상이 없는 다발성의 불규칙적인 간내 담관 및 총담관 확장 소견이 확인되었다(Fig. 2A). 상복부 초음파에서 확인한 간 4번 구획의 다발성 고에코 병변은 T2 강조영상에서 균일하고 주변 조직과 동일한 신호 강도를 보였고(Fig. 2B), T1 in-phase 영상에서도 주변 조직과 동일한 신호 강호를 보였으며(Fig. 2C), T1 out-of-phase 영상에서는 해당 병변의 신호가 저하되는 소견을 확인하였다(Fig. 2D). 상기 소견에 따라 본 환자는 국소 지방 침착 소견이 동반된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으로 진단하였으며, 15 mg/kg/d 용량의 우르소데옥시콜산을 사용하였다. 3개월 뒤 총빌리루빈 2.0 mg/dL로 호전되었으며, 현재 투약을 유지하면서 3년째 외래에서 정기적으로 추적 중이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2–14%에서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이 동반된다고 보고되었으므로[1],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본 증례처럼 지속적으로 알칼리성인산염분해효소 수치가 상승하는 경우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본 증례를 통해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환자에서 상복부 초음파 상 담관 확장 소견이 동반된 다발성 고에코 병변에 대해 악성 종양과 감별이 필요한 국소 지방 침착 소견을 소개하였다. 간의 국소 지방 침착은 다양한 원인에 의한 혈류 장애와 국소 대사 이상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2], 본 증례와 같이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악성 종양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국소 지방 침착의 경우는, 보통 침윤성 간질환과는 달리 초음파상 기저 간 실질 에코가 정상인 경우가 많으며, 경계가 불분명한 고에코성 병변이 문맥이나 담낭 주변에 호발하고, 내부 혈관 주행이 정상이며 간정맥이나 문맥에 종괴 효과(mass effect)를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본 증례와 같이 침윤성 종괴와 구분이 어려운 초음파 영상을 보일 경우, 조영제를 사용한 컴퓨터단층촬영 혹은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이용하여 종괴성 병변과 단순 국소 지방 침착 여부를 감별할 수 있다. 또한, 영상 검사로도 감별이 어려울 경우에는 간조직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